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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NEWS M] 까치호랑이는 한국만의 캐릭터.- “민화는 이미 세계적이다
글쓴이 dk*** 등록일 2026-09-21 조회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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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호랑이는 한국만의 캐릭터.- “민화는 이미 세계적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나온 지 1년 2개월이 지났지만 ‘케데헌’ 열풍은 여전히 뜨겁다. 그 중심에는 한국 전통문화에서 태어난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가 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두 캐릭터의 뿌리는 조선시대 민화 ‘까치호랑이’다. 익살스러운 호랑이와 영리한 까치에 담긴 민화의 상상력이 수백 년을 건너 세계적인 대중문화 콘텐츠로 되살아난 것이다.

오랫동안 이름 없는 화가들의 그림으로 여겨졌던 민화는 어떻게 K-아트의 새로운 원천이 됐을까. 민화의 가치를 학문적으로 조명하며 세계 곳곳에 알려온 정병모 전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를 만났다. 퇴직 후 한국민화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그는 민화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다.


-요즘 민화의 인기를 실감하십니까?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나온 뒤, 거기 등장하는 호랑이 그림이나 일월오봉도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인사동에 가보면 호랑이 그림이나 캐릭터 굿즈가 크게 늘었고, 1만 원권을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관광객들도 있답니다. 일월오봉도 때문이에요. 지폐에 그려 있거든요. 그림 대신 1만 원권을 가져간다고 하니, 우리가 오랫동안 그저 옛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민화가 이제는 외국인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한국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겁니다. 제가 20년 전 쯤에 민화 연구한다고 할 때 제 지도교수들이 말리셨는데, 그걸 생각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거죠.

-민화를 연구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궁금한데요.

제가 본격적으로 민화를 연구하기 시작한 게 2000년대부터인데 그때만 해도 주변에서 “교수가 돼서 안정적인 자리도 잡았는데 왜 민화를 하느냐. 정통 미술사를 연구하지 왜 굳이 민화를 하느냐.” 했어요. 미술사학계에서도 민화는 격이 낮은 그림이라 여겼고, 민화를 본격적인 학문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민화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있었어요. 컬렉터들이 민화를 수집하기도 했고, 다른 분야를 전공한 분들이 취미로 연구하기도 했죠. 작가들은 주로 민화가 가진 조형성이나 미학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졌고요. 그런데 저는 접근 방식이 조금 달랐어요. 역사학과 미술사학의 학문적 배경을 가지고 민화를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바라본 거죠


대학에서는 건축을 전공했다. 진로를 바꾸게 이끈 건 김홍도의 〈씨름〉이라는 작품이었다. 수업 중 당대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김홍도에게도 허점이 있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발표했다. 그때 교수에게 받은 격려에 힘입어 건축사 대신 풍속화 연구의 길로 들어섰다.

-개인적으로 민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책 한 권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일본 고단샤에서 1982년에 펴낸 《李朝の民画》, 우리말로 《이조의 민화》라는 상·하 두 권짜리 대형 화집을 봤어요. 당시 백만 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잘 만든 명품 도록이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민화를 본격적인 미술사 연구 대상으로 보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미 우리 민화를 연구하고 이렇게 훌륭한 책까지 만들어놓은 거예요. '우리에게 이렇게 좋은 그림이 있는데 왜 우리 손으로 제대로 된 책 한 권을 만들지 못할까. 내가 직접 만들어봐야겠다' 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김홍도 신윤복 같은 화가들이 그린 풍속화를 주로 연구하고 있었는데, 다음엔 이름 없는 화가들이 그린 이 민화를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책을 직접 만들겠다는 그 꿈은 언제 이뤄졌습니까?

한참 뒤였지요. 최고의 사진작가와 인쇄소, 디자이너를 동원해 좋은 도록을 만들고 싶다는 제 이야기를 듣고, 우리 그림을 사랑하는 한 분이 선뜻 투자를 해주셨어요. 그렇게 2015년 《한국의 채색화》 세 권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 책이 전시 관계자와 외교·문화계 인사들에게 전달되면서 새로운 인연과 전시로 이어졌지요. 결국 좋은 책 한 권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민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도록에 들어갈 그림을 모으는 데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겠는데요.

국제적인 프로젝트였죠. 10년 넘게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흩어져 있던 한국의 채색화를 조사하고 발굴했습니다. 그 출발점이 2001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열린 한국미술사 국제학술대회였어요. 세계 여러 나라의 학자들과 박물관 큐레이터들이 와 있었는데, 제가 그 자리에서 민화를 주제로 발표했어요. 발표가 끝난 뒤 명함을 열심히 주고 받았죠. 그 뒤 해외 박물관에 연락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해외에 있는 세계 여러 박물관과 개인 소장가들을 찾아다니면서 우리 민화를 조사하게 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보통 여름방학을 이용해 해외의 박물관에 가서 2주 정도 머물면서, 많을 때는 500점 가까이 조사하기도 했어요. 초창기에는 연구비도 없어서 제 월급을 쓰고 집사람에게 돈을 빌려가면서 다녔습니다. 그렇게 세계 곳곳의 수장고를 찾아다니며 직접 작품을 본 경험이 제 민화 연구에서 아주 큰 자산이 됐죠.




처음에는 제가 사람을 찾아다녔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오히려 해외 큐레이터들이 먼저 연락을 해요. 작품을 구입하려는데 진품인지, 좋은 작품인지 봐달라는 거죠. 그렇게 하나둘 관계가 쌓인 겁니다. 제가 외국에서 공부한 것도 아니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현장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사람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다 보니까 해외 박물관 관계자들을 굉장히 많이 알게 됐어요. 그렇게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작품들을 10여 년 동안 찾아다닌 결과가 나중에 '한국의 채색화'로 이어진 겁니다. 지금까지 총 6권이 세상에 나왔지요.

- 좀 전에 2015년 책이 나오고 민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반이 되었다 말씀하셨는데,

'한국의 채색화'를 보신 현대화랑 박명자 회장님이 “도록에 실린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해보자”고 했어요. 2016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문자도·책거리’전을 열게 되었습니다. 책거리란 책을 비롯해 도자기·문방구 등 여러 기물을 그린 그림인데요. 사람들이 유럽의 정물화는 대단한 예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우리에게 책을 주제로 한 독창적인 그림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몰랐죠. 전시를 보고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이런 그림이 있었나?” 하고 놀랐어요. 책거리에는 문방구, 도자기, 꽃과 과일, 외국에서 들어온 진귀한 물건까지 등장해요.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지요. 조선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갖고 싶어 했는지가 그림 속에 다 들어 있죠.


전시가 주목받으면서 미국 순회전으로 이어졌다. 미국 뉴욕 스토니브룩대 찰스왕센터·캔자스 스펜서 미술관·클리블랜드 미술관 등 미국 3개 기관에서 전시했다. 그때부터 책거리는 해외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미국 순회전을 계기로 해외 큐레이터들과 관계가 만들어졌고, 이후 프랑스와 스페인, 오스트리아로 전시가 이어졌어요. 코로나 때문에 일정이 계속 미뤄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몇 년에 걸쳐 유럽 전시를 진행했죠. 특히 비엔나 전시는 처음에는 전시실 하나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특별전시실 세 개로 규모가 커졌어요. 가수 송민호의 작품도 함께 전시했고, 코로나 직후였는데도 6개월 동안 40만 명 이상이 찾으면서 전시 기간도 연장됐습니다. 전통미술과 현대 대중문화가 만나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준 전시였죠. 관람객들은 한국 조선시대 수묵화의 존재만 알고 있다가 채색이 강렬하고 화려한 책거리에 감탄했어요. 저희도 외국인들의 반응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서구 사람들이 왜 이리 민화를 좋아하는 걸까요?

자유로움 때문이 아닐까 해요. 궁중회화에는 정해진 규범이 있고 사대부 회화에는 지켜야 할 격조가 있었어요. 반면 민화는 그런 규범에서 자유로웠어요. 작가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었던 거죠. 호랑이를 우스꽝스럽게 그리기도 하고, 책과 꽃, 동물과 사물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배치하기도 해요. 과거에는 그런 표현을 조잡하다고 봤지만 현대의 시각에서는 굉장히 창의적인 거예요. 그 자유로움이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창의성과 맞아떨어지는 거죠. 그래서 민화는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그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조선 후기에는 신분질서가 조금씩 흔들리면서 억눌려 있던 서민들의 창의력이 판소리와 탈춤, 민화 같은 형태로 터져 나왔잖아요. 저는 그걸 커다란 돌 틈에서 돋아난 민들레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작고 하찮아 보이지만 그 안에는 놀라운 생명력이 있는 거죠. 민화가 오늘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바로 그 자유로운 상상력과 생명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The most Korean is the most universal)”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민화 역시 그런 사례가 아닐까요?

요즘 베니스비엔날레 등을 보면 세계 미술계에는 서구 모던의 상징인 추상이 힘을 잃고, 각 지역의 삶과 역사, 전통에서 나온 예술에 주목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민화가 오히려 세계인들에게 새롭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거죠. 민화는 음식으로 치면 곰탕처럼 한국 사람들의 삶과 정서가 아주 진하게 우러난 그림이에요. 민화에는 한국인의 삶과 꿈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잘살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오래 살고 싶고, 가족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다 담겨 있죠. 현실의 삶뿐 아니라 이루고 싶은 꿈과 소망까지 그림으로 펼쳐놓은 거예요.

- 그래서 민화를 ‘행복화’라고 부르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군요.

민화는 보는 순간 웃음을 짓게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줘요. 말하자면 우리 마음속 ‘행복의 버튼’을 눌러주는 그림인 거죠. 현대미술처럼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거나 심각한 질문을 던지는 그림과는 또 다른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화가 사랑받는 이유를 세 가지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자유로운 그림, 가장 한국적인 그림, 행복을 주는 그림.

궁중회화는 궁궐을 위한 그림이지만 민화는 집에 거는 그림, 가정의 평안과 행복을 바라는 그림입니다. 복과 출세, 장수와 평안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고, 꽃과 동물, 사람과 사물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어요. 우리가 말하는 ‘정’도 결국 그런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고요.

- 관계를 말씀하시니, 호랑이와 까치도 그런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까치호랑이의 중요한 특징은 관계와 스토리텔링이에요. 옛 그림 '호작도'를 보면 호랑이와 까치가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어요. 풍자도 있어요. 현실의 위계가 그림 속에서는 뒤집히는 거죠. 권력을 상징하는 호랑이는 바보스럽게 만들고, 작은 까치는 오히려 당당하게 그려요. 뭔가 평등한 세계를 향한 갈망 같은 것도 그림 속에 깔아놓는 거죠. 그러니까 까치호랑이는 단순히 동물을 그린 그림이 아니에요. 둘의 관계를 통해 유머와 풍자,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런 관계와 스토리텔링이 바로 한국 민화의 중요한 특징이죠. 게다가 지금은 미키마우스, 헬로키티, 피카츄처럼 동물 캐릭터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시대잖아요. 그런데 우리 민화에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그런 캐릭터가 무궁무진하게 있었어요. 민화의 호랑이는 무섭기보다 귀엽고 재미있고 해학적이에요. 그림마다 호랑이 얼굴도 다 달라요. 미키마우스보다 훨씬 전부터 우리에게도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한 동물 캐릭터의 전통이 있었던 셈이죠.



-참, 꾸준히 해외 대학에 민화를 기증하는 활동도 해오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된 활동인지요?

제가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대학교에 방문학자로 가 있을 때 가까운 프린스턴대학교를 자주 찾았어요. 그런데 프린스턴뿐 아니라 미국 여러 대학의 동아시아 도서관을 다녀보니까 중국 그림과 일본 그림은 많은데 한국 그림은 거의 없는 거예요. 동아시아 도서관은 중국학, 일본학,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곳이잖아요. 그런데 한국에 관한 영문 책도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부족하고, 벽에 걸린 그림마저 중국과 일본 그림뿐이라면 학생들이 어떻게 한국미술에 관심을 갖겠어요. 그래서 “내가 한국 그림을 기증하면 걸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조선시대 원작을 기증할 수는 없으니까 전통 민화를 재현한 현대 민화 작가들의 작품을 기증한 거죠. 그렇게 프린스턴을 시작으로 하버드, MIT, UCLA, 미시간대학교 등 여러 대학의 도서관이나 한국학연구소로 확대했고 칠레의 대학까지 이어졌습니다. 전시는 끝나면 작품을 철수하지만 대학에 그림을 걸어두면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이 계속 보게 되잖아요. 외국 대학의 학생들이 도서관을 장식한 민화나 책거리를 보면서, 한국학이나 한국미술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벌이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책거리는 도서관과 찰떡궁합으로, 한국에 책이 주인공인 놀라운 정물화의 전통이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되지요.

- 말씀듣다보니 왜 이런 민화를 그동안 제대로 못 보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그림이라고 하면 먹으로 그린 수묵화를 떠올렸고, 사대부가 그린 그림이 격조와 정신성이 높은 예술이라고 평가한 거죠. 반면, 전문 화가들이 그린 궁중회화나 불화, 민화 같은 채색화는 상대적으로 낮게 봤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사대부가 사회의 주류가 되면서 자신들이 선호하던 문인화와 수묵화가 중심이 됐고, 채색화는 점차 주변으로 밀려났는데, 이제는 그런 위계적인 시각이 약해지면서 채색화와 민화를 다시 보기 시작했어요. 수묵화와 문인화도 우리의 중요한 전통이지만, 채색화까지 함께 봐야 한국회화가 얼마나 크고 풍요롭고 다채로운지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채색화의 전통은 굉장히 오래되고 방대해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고려불화, 조선시대 불화와 궁중회화, 무속화, 민화까지 오랜 세월 이어져 왔어요.


- ‘민화계의 BTS를 키우자'고 하셨잖아요. 어떤 의미입니까?

민화의 세계화는 단순히 한국 그림을 해외 박물관에 거는 일이 아니에요. 민화에 담긴 한국인의 삶과 꿈, 자유로운 상상력과 유머를 세계 미술의 언어 속에 자리 잡게 하는 일이죠. 민화는 이미 충분한 힘을 갖고 있어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이고, 전통을 지키면서 자유롭게 변할 수도 있어요. 없는 것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우리에게 있는 보물을 제대로 발견해서 세계에 보여주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주장하는 것이 ‘민화계의 BTS를 키우자'는 겁니다. K-팝 스타 한 명이 세계적으로 성공하려면 작곡과 안무, 무대, 영상, 홍보와 유통까지 수많은 사람이 함께 움직이잖아요. 민화도 그런 시스템이 필요해요. 한 작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 그 작품의 소재인 민화와 한국 전통문화까지 함께 알려집니다. 그러면 전시와 교육, 출판, 재료 시장까지 민화 생태계 전체가 성장할 수 있어요.

민화에는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탄탄한 국내 기반이 있습니다. 여기에 세계적인 작가와 전문적인 프로모션이 더해진다면 민화가 K-아트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제는 그 가능성을 실제로 보여줄 때죠.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 세계적인 그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 민화가 보여줄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민화 세계화의 1막은 책거리였다. 2막은 까치호랑이다. 한때 미술사의 변방에 머물던 호랑이와 까치는 수백 년을 건너 더피와 서씨가 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민화는 박물관을 넘어 패션과 디자인, 대중문화로 향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도 한국 미술과 전통문화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민화 세계화의 3막은 무엇으로 열릴까.

정 교장은 “우리에게 없는 것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미 우리 안에 보물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그림에서 가장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어쩌면 민화가 K-아트의 새로운 얼굴이 되는 길은 이미 그 오래된 그림 속에서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출처 : NEWS M(https://www.news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