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마디로 탑을 장식하고 있는 부조상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교미술에서는 불상과 보살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탑에 새겨진 금강역사, 십이지, 사천왕과 같은 수호신상들은 그저 보조적인 존재로서만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예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불상이건 보살상이건 혹은 이렇게 탑에 새겨진 수호신의 상이든 모두 독자적인 의미와 스토리가 담겨있다.
탑에 새겨진 부조들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도상학을 공부해야 한다. 도상학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고 어려운 내용이지만, 이 책의 미덕은 그러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해 준다는데 있다. 이 책의 곳곳에서는 지금까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야기마저도 허를 찔린다. 예를 들어 금강역사가 부처님을 호위했다는 이야기.
저자는 실제 불교경전에서 금강역사가 부처를 위기에서 구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불교미술이 심오한 불교의 교리를 무지한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 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저자는 아무리 불교미술을 뒤적거려도 엘리트 조차 그 내용을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근거 없는 상식들이야말로 불교미술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하며 그만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답파에 새겨진 작은 거인들!
제1장 싯달타 가시니 불타가 오고 / 불탑장엄의 세계
동양의 헤라클레스, 금강역사- 경주 장항리사지 동.서 오층석탑
시공간의 지배자 12지와 불탑의 결합- 경주 원원사지 동.서 삼층석탑
석굴암 팔부중의 비밀을 풀 열쇠- 영양 화천동 삼층석탑
새로운 팔부중 캐릭터의 등장- 청도 운문사 동.서 삼층석탑
밀교의 등장과 사방불 신앙의 탄생-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불탑 수호를 위해 총동원된 신상들-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미륵을 기다리는 불탑- 광양 중흥사지 삼층석탑
통일신라판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붓다-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석탑이로되 돌은 간 곳이 없구나-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해학적 팔부중으로의 진화-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제2장 고승이 가시니 산문이 열렸네 / 승탑장엄의 세계
연주는 신라필하모닉, 지휘는 마에스트로 범일국사- 강릉 굴산사지 승탑
도발비사문천이 나타났다- 영월 법흥사 승탑
석가모니 붓다도 승려였다- 양주 회암사지 승탑
승탑 미술의 바로크 스타일-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탑
숨은 그림을 찾아보자- 공주 갑사 승탑
승탑의 고전을 완성하다-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탑
염거화상탑의 쌍둥이탑- 남원 실상사 수철화상탑
고려 승탑에 투영된 고구려 정신을 보다- 여주 고달사지 승탑
이야말로 발우가 아닌가?- 충주 청룡사지 보각국사탑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고 승려는 죽어 향을 남긴다- 구례 연곡사 승탑
에필로그
저자 소개
주수완
미술사학자. 고려대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대승설법도상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한국미술사연구소 책임연구원과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조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우석대학교 조교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 및 무형문화재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의 산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작업에도 참여했으며, 서울시 전통사찰보존위원회 위원, (사)권진규기념사업회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솔도파의 작은 거인들》(2012), 《Stepping into the Buddha’s Land》(2019), 논문으로는 <황룡사 장육상의 제작기법에 대한 연구>, <미륵의좌상의 도상적 기원에 대한 연구>, <강하에서 내영으로> 등이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불상, 불화, 불교건축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걸친 불교미술의 전파와 교류 관계를 양식, 도상 및 제작기법 등 다양한 시각으로 연구하고 있다. <미켈란젤로 앞에 선 불교미술사학자>(2018), <미술사학자와 읽는 삼국유사>(2017) 등을 법보신문에 연재하고 법보신문이 주관하는 성지순례와 답사 프로그램인 <선재의 걸음>을 운영하면서 불교미술사와 인문학 연구의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유남해
1983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30여 년간을 한국학중앙연구원 근무하며,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의 사진 수록을 전담하여, 전국에 있는 한국 문화재, 한국의 산천과 자연 등을 촬영하여 수록하였다. 최근 10여 년 동안에는 <향토문화전자대전> 등의 사업에 참여하여 각 지자체만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담아내었다.
또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장서각에 소장된 고문헌 등은 유남해 작가에 의해서 그 색깔을 잃지 않고 표현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부장관상(1992) 및 국무총리상(2011. 5. 3)을 수상하였다.